이미 그때, 언젠가 그날

2010. 1. 20. 01:20꽃보다 모모히비


 

이때가 언제뇨~~ 벌써 2년이 다 되어 가는구나.
지금 모습하고 별반 차이는 없는 것 같지만 너도 이제 나이를 꽤 먹었군.
사진첩에 그때 보내 주셨던 이 사진이 있을 줄이야.


아마 그때 삼일 정도였지. 그곳에 있었던 게.

좀 더 나은 곳으로 가길 바라는 마음에 널 보냈었지,

돌아와선 주인 없는 밥그릇과 너에 빈소를 보며 그게 뭐라고 눈물을 드립 작렬하셨는데,

하필, 그때 또 네가 좋아하는 형님도 한 달 동안 잠시 먼 곳에 있었고, 나나 c도 웨딩 준비에 집은 휑~

하루아침에 모든 걸 다 잊고 너무 잘 지내는 건 아닌지 하며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지.

근데 너도 참, 바보 고양이 같다. 내가 뭘 그렇게 잘 해준 게 있다고 못 잊고 그러고 있었니.

삼일 내내 저 책상에서 내려오지도 않고 먹지도 싸지도 않는다며, 그분은 직접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셨지.

그곳에 터줏대감 냥 c는 초민감 상태를 유지한다며 네 얼굴을 난도질 해놨다더군.

입양은 이미 안녕이었고, 밤 12시가 넘어서 넌 삼 일 만에 급파양 되었지.


갑자기 그때 생각하니까 이상하게 지금 당장 무한대 깃털 놀이를 해줘야 될 것 같은 기분이야.

그 집에 가서 너를 딱 한 번 불렀을 뿐인데,

그렇게 싫어하는 이동장에 쏙 하고 들어가면서 삼일 동안이나 못한 비비적 거림을 다 하더라.


나와 함께여서 행복하니?

여느 사람들처럼 넓은 공간과, 몇 가지에 신나는 장난감 등등 풍족하게 무언가 해줄 수 없는 게 좀 미안해.

비록 누릴 수 있는 것이 최소한이고, 각각 인형처럼 느끼며 살고 있지만,

그래도 이 좁은 원룸이란 공간에서 같이 살고 있고 늘 그 자리에 잇다는 존재감이 왠지 든든하고 그래.

만약, 네가 미칠 듯 엄청나게 행복하지 않다고 해도, 널 다시 보내진 못할 것 같아.

행복은 무언가 딱 정의 내릴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서.

이미 너무 익숙해져서 신비하고 새로운 건 조금은 퇴색됐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지금처럼 바라보는 게 좋잖아. 안 보고 못 보면 또 먹먹해지니까.

언제까지 함께 일지 모르니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자.

언젠가 그날까지.



ps. 녀석 오늘 처음으로 과자를 먹었다. 신기해, 단 아주 콩알만 한 조각 이었지만.

모모에게 과자란 늘 장난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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