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19 일월.

2010. 1. 20. 13:59하루의로맨스가영원이된날들




new year라고 외친 날이 벌써 20일이 지나가고 있다.

새해라고 뭘 그렇게 들뜨고 좋아했던 거지.

새해라고 해도 특별한 해(sun)는 없을 텐데,


평소에는 해를 보며 인사할 여유도 없이 그렇게 364일을 보내다가

1월 1일에만 감성이 되살아난 걸까. 아니면 단지 소원?

무얼 빌었더라.

병원 자주 가게 해달라고 한 것 같진 않은데,,

매일매일 항상 새날일 텐데, 그날만 유독 특별했었나


나의 라이프 공간은 햇볕이 잘 들지 않으니 밝은 낮에는 명랑하게 나가고 싶단 말이지.

참을 수 없는 통증에 병원을 나서는 길엔 몰랐는데,

돌아올 땐 다른 것을 느낄 여유가 찾아와서 그랬던 건지

갑자기 이문재 시인에 '햇볕에 드러나는 슬픈 것들'이 생각 낫다. 가물가물


햇볕에 드러나면 짜아해지는 것들이 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쌀밥에 햇살이 닿으면 왠지 슬퍼진다

실내에 있어야 할 것들이 나와서 그렇다

트럭에 실려 가는 이삿짐을 보면 그 가족사가 다 보여 민망하다

그 이삿짐에 경대라도 실려있고, 거기에 맑은 하늘이라도 비칠라치면

세상이 죄다 언짢아 보이고 다 상스러워 보인다.


20대 초반 어느 해 2월의 일기를 햇빛 속에서 읽어보라

나는 누구에게 속은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진다

나는 평생을 2월 아니면 11월에만 살았던 것 같아지는 것이다


일도 팽개치고 집에 돌아오는 내내 버스 창문에 비친 엉터리 모습만 봤다.

참 우연하게도 버스에 오르자마자 귀에 꽂아 놓은 이어폰에서

Milod가 뾰로롱, 나도 모르게 멍청이같이 어깨 들썩을 원츄르.....

으흥, 어쩔 수 없다오미뮤지끄.





어서 기운 차려서 함께 나비를 뒤쫓아 다니자.!
아, 이~ 얼마나 제멋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