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27. 16:35ㆍ하루의로맨스가영원이된날들
Ólafur Arnalds를 알게 되고 Nils Frahm를 알게 되고 또 그렇게 찾아 보다
Blogotheque에 올라와 있는 영상을 하루 온종일 집안의 스탠다드 뮤직처럼 틀어 놓고
듣고 보며 또 한 번의 깊은 숨과 오래된 기억의 먼지를 털어 본다.
영상을 보면서 또 한 번 느낀 것은 모든 만물에게는 고유의 제 기능과 재능이 있다.
아무리 그것이 낡고 오래되었어도 늘 가지고 간직하고 있는 그것.
닐스의 연주를 보며 가슴에 묶어 놓았던 오래된 그것들이 마구 어딘가로 뻗어 나오는 것 같다.
꽤 적지 않은 시간을 무용을 했고, 그것을 하며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친구들과 동생과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것보다도 소꿉장난보다도 심지어 밥을 먹는 것보다도
음악에 몸을 맡기는 것 악기로 가슴의 소리를 내는 것이
유년기 시절부터 그것들은 내가 숨 쉴 수 있는 공기와도 같았다.
감성이란 것이 이제 막 말랑말랑하게 자리를 잡을 때쯤 세상의 흑과 백이 나타났고,
어느 나락이라는 것에 도달해 삶과 죽음이라는 것이 눈앞에 닥쳐 두 동공이 커지게 된 그 순간
나는 그대로 진공상태가 되었다.
모든 것은 멈췄고 나만의 공기는 더 이상 자유롭게 마실 수 없었다.
아주 어릴 적 가족의 큰 사고로 내겐 쇼크와 공황 상태가 찾아왔었고 꽤 한동안은 실어증에 표정이며 표현력마저 사라질뻔했지만
무용과 음악은 그렇게 꺼져가던 나를 살려준 공기와도 같았다.
그것들은 모두 지금은 진공상태가 되어 그대로 어딘가에 담긴 채 열린 귀와 눈은 닫을 수가 없으니 매일 보고 듣는 것으로
목마름에 냉수를 들이켜듯 매일을 무언가들을 마구마구 마시듯 지내기를 십수 년이 지나며 그 마음이 좀 굳어졌을까 하지만,
아무리 낡고, 오래되어 이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하여도 내 안에 무언가들은 계속 꿈틀대며 움직이고 있다.
느껴지고, 알 수 있다.
조금에 문제만 극복할 수 있다면 난 주저 없이 그 길을 따라가고 싶다.
악기를 만지려고 하면 심장이 터져나가려고 한다.
몇몇만 아는 이 사실은 무엇이 문제일까..
냉수를 들이켜는 것으로 타는 가슴을 끌 수만 있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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